가을엔 이런 사람이고 싶다
박상휘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돌아
푸른 하늘 아래서 고뇌하는 나무를 보고
산다는게 뭘까
문득 혼자 중얼거릴 때가 있다
가을엔 새삼 착해지고 싶다.
나뭇잎 처럼 엷은 우수에 물들어
오랜 세월 잊은 듯 살던 사람도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
깊은 밤 등하에서
기억을 더듬어 음성을 기억해 본다.
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시간엔 가랑잎 구르는 소리
귀뚜라미 우는 소리 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알아차린다.
가을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모습을 익혀두고 싶다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익혀두고 싶다
가을엔 사랑하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정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내 인생의 가을에도 곱게 물든 가을을 닮아
한폭의 수채화 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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