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다니엘페나크
‘평범한, 평범하지 않은 깨달음’
<소설처럼>을 읽고
한마디로 책읽기에 대한 기존의 생각에 기둥하나를 박아주는 책이었다.
실제 지난날 내가 경험했던 아이와의 실랑이가 생각나고 아하, 그래, 맞아, 하는 끄덕임을
하며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다.
20여년 전, 내 아이가 어릴 적, 딴에는 책과 친하게 해주려고 함께 서점을 찾고 함께 읽고
읽어주며 아이의 변하는 표정에서 만족감과 행복을 느꼈지만 아이가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스스로 읽기만을 바랬지 함께 하지는 않았구나... 자책감도 들었다.
다행(?)히 둘째는 스스로 틈만 나면 책을 들고 있다.
그러나 요즘 유행처럼 출판되는 만화들을 보는 모습은 영~ 내 맘에 들지 않는다.
‘읽기’가 아니고 ‘보기’인 책에 못 마땅 해 하면서도 안보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어느새 사 주기 까지 한다. 만화삼국지, 마법천자문, 만화로 보는 중국고전...(그래도 학습만화라는
위안을 스스로 하며)
그러면서도 책을, 글을 읽어야 할 텐데.... 올바른 책읽기를 해야 할 텐데...걱정을 한다.
올바른 책읽기는 어떤 것일까?
다니엘 페나크는 ‘소설을 그냥 소설로, 소설처럼 읽어라’ 라는 표현으로 책읽기 자체에 흥미를 갖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양한 상황의 묘사로
보여줬다.
그리고 너무나 평범하고 누구나 하는 행위를 정리해놓은 ‘독자의 열가지 권리’는 약간의
충격이었다고나 할까?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즘을 누릴 권리.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그렇다. 나도 가끔은 건너뛰며 읽기도 하고, 군데군데 골라 읽기도 하고, 끝까지 읽지 않기도 하고,
읽고 싶어 사놓기는 하고 읽지 않고...그러지 않는가?
이제부터는 내 아이에게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그저 자유로이 읽기를 즐기는 모습에 만족
해야겠다.
그리고,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가끔씩 불평하는 내게 49장 159쪽의 글이 일침을 가한다.
직장 다니랴, 아이들 챙기랴, 집안일 하랴, 도무지 짬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불평과 책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책 읽을 마음이 없다는 것이고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라고....
띠~~용~!! 한방 맞은 느낌! 나름대로 책과 친하다고 생각하고 늘~ 책읽기를 목말라 하지만
시간이 없어 못 읽는다고 한 불평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사실!
독서가 하루 일과 중의 한 가지 일이 아니고 내가 살아가는 그 자체에 녹아있는, 생활자체이도록
해봐야겠다. 어렵겠지만,
아이들에게 늘 ~ 말했다.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하라고.
그래, 내가 그래야만 한다. 지금 이 글쓰기를 마치면 이런 저런 핑계꺼리 찾지말고 바~~로
‘행복한 인문학’을 읽어야겠다. 그리고 욕심 부려 사놓은 교수님들의 추천도서를 꼭, 내 것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