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 수
작가 이원수는 1911년 7남매의 4째 장손으로 태어나 집안에서 귀하게 자란다. 아버지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늘 누나들과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낸다. ‘고향의 봄’이라는 시로 ‘어린이’지에 실리게 되면서 창작을 하게 되는 데 그의 시는 서정적이고 여린 감수성을 가졌다. 하지만 마산 보통 학교를 마친 다음 아버지를 갑자기 여의면서 집안의 생계를 걱정하게 되어 상업학교로 진학, 함안금융조합에 취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농민을 독촉하는 일등이 힘겨워 1935년 24세 반일문학그룹 ‘독서회’ 사건으로 10개월간 징역을 살게 된다. 그 후 어린 시절부터 문학동지인 최순애와 결혼하고 동시를 창작하다가 1945년 장편동화 ‘숲속나라’를 발효한다. 숲속 나라는 주인공 노마 어린이를 통해 작가의 어린이에 대한 생각을 피력한다. 그는 자신의 유약했던 어린 시절에 반하는 자립적이며 진취적인 노마 캐릭터를 만들고 ‘숲속 나라’라는 이상적인 나라를 꿈꾼다. 참다운 노동이란 즐거운 마음으로 자원하며 세상에 주린자도 없고 어린이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생계도 없으며 동료애와 우정을 지향하며 불의에 대해 용감히 맞서는 것이 진정한 용기임을 말한다. 그러면서 동요를 부르는 마음의 순수성도 잃지 않기를 피력한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고 두 아이를 전쟁에서 잃게 된 작가는 영국군 노무자로 뽑혀 천막생활을 하기도 하는 등 신상의 변화를 갖는다.
1953년 필명으로 발표한 ‘꼬마 옥이’에서 그는 전쟁으로 잃은 자녀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그리고 전쟁을 바라보는 그의 사상과 이분법적 삶에 대해 갈등함을 보여준다. (꼬마 옥이 : 죽음에 대한 생각들)
1960년 4.19 혁명을 겪으면서 시대의 상처를 또 한 ‘번 경험한 그는 1961년 ‘민들레의 노래1.2’ 통해 전쟁과 사상분쟁으로 상처 받는 아이들을 대변한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얼룩진 역사를 물려 받는 아이들에게 그는 여전히 자립적이며 독립적이고 이런 현실의 책임을 어른들에게 묻는 당당함과 동시에 같은 시대를 살게될 친구들은 서로의 상처를 토닥여 줄 수 있는 뜨거운 가슴을 지니기를 그리고 더 나아가 아이들만의 순수성으로 기성세대의 상처를 싸매주길 기대한다. (민들레의 노래)
1971년 60세의 나이로 발표한 ‘잔디숲 속 이쁜이’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삶을 돌아 보는 듯 어린이들에게 인생을 말한다. 친한 벗이였던 최순애와 결혼하게 된 이야기, 삶에 대한 자신의 입장-무의미한 복종과 폭력에 대한 반감, 집단에 휩쓸리기보다 배고픈 자유를 지향하는 삶을 보여주며 주인공 이쁜이를 통해 세상의 존재하는 악과 대립하며 정의를 구현하는 새 나라를 말하는 것이다.
이원수 작가는 언제나 ‘고향의 봄’ 같은 어린시절을 추억하며 삶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것을 지향했지만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삶의 무게를 느끼며 노마처럼 자라지 않는 어른으로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6.25전쟁을 통해 자신의 자녀도 잘 지켜낼 수 없었던 현실과 자신도 무력에 의해 억류를 당했던 시기에 느낀 자괴감과 죄책감 무력감이 ‘꼬마 옥이-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승화되고 새로운 세대를 위해 일어서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민들레의 노래’를 통해 6.25와 4.19 같은 이념 대립 속에 태어난 아이들을 다시 한 번 희망으로 노래하도록 돕는 것이다. 말년에 발표한 ‘잔디숲 속의 이쁜이’는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다음 세대-특히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이원수 작가의 장편동화 줄거리 요약
숲 속 나라 1953년 43세 발표
이 글의 주인공은 어머니를 여의고 멀리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 노마다. 아버지를 기다리는 일념으로 성실히 살아가던 노마는 어느 날 기다리던 아버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그 길에 숲 속 나라 요정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이 사는 나라에 까지 가게 되는데 그 곳은 신기하게도 어린이들만이 사는 이상한 나라이다. 뿐만 아니라 그 곳은 친절하며 배부르고 일조차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하는 행복한 나라이다. 노마는 아이처럼 작아진 아버지도 만나서 더할 나위없는 기쁨을 느끼지만 자신이 행복하다 느낄수록 저편에 두고 온 친구들이 떠오른다. 노마의 소원처럼 친구들도 숲 속 나라를 해치려는 악당의 속임수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려고 노마는 용기있게 나서서 해결하게 된다. 그러나 모두 함께 할 수는 없다. 부모의 반대에 부딪쳐 그 곳을 떠나야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책에서 작가 이원수는 고아와 같이 자란 노마의 그리움과 설움을 위로하고 있다. 노마뿐 아니라 아이지만 아이답게 살 수 없는 현실의 가여운 아이들에게 희망의 노래를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사과장수 영이를 가여워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내색하지 못하는 굶주린 아이들, 그리고 부모의 소유물처럼 자신의 의지를 상실해 버린 힘없는 아이들에게 작가는 숲 속 나라를 지어 놓고 초대하는 것이다. 노마처럼 간절한 바램을 잊지 않고 나아간다면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민들레의 노래 1.2 (1960-61 ‘새나라 신문’에 연재) 51세 발표
6.25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정미네 집에 얹혀사는 현우. 남부러울 것 없이 응석받이로 자라난 정미. 4.19혁명 때 죽은 오빠를 그리워하는 경희. 명탐정 역할을 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호야. 네 명의 친구들이 겪는 우정, 미움, 질투, 화해, 용서를 그린 작품이다. 현우는 부모를 잃고 자기를 보살펴준 정미네 가족에게 늘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정미 아버지 한경렬은 6.25 전쟁 때 죄 없는 현우 아버지와 동네 사람들을 괴롭혀 죽게 만들고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아 잘 산다. 호야로 인해 찾은 외삼촌 박철보가 이런 과거를 들추어내며 위협하자 정미 아버지는 현우 외삼촌을 모함해 감옥에 집어넣는다.
현우는 친 아버지가 자신의 은인인 정미 아버지 때문에 죽은 걸 알게 되자 복수심에 불타지만 어른들끼리 미워하고 싫어하는 일 때문에 친구인 정미까지 미워해야만 하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여 정미 아버지만 미울 뿐 다른 가족들은 용서한다.
정미는 4.19혁명 때문에 아버지가 감옥에 가게 됐다고 생각한다. 한 집에서 남매처럼 지내는 현우와 자꾸 오해가 생기게 되고 서먹해 진 관계 때문에 마음 아파한다. 정미는 모든 불행이 현우 때문이라고 하는 가족들도 이해 못 한다. 아버지가 무사하길 바라지만 무엇인가 잘못을 하신 것 같고 현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현우, 정미, 경희, 호야는 ‘민들레의 노래’를 합창하며 민들레처럼 꿋꿋하게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잔디숲 속의 이뿐이 1.2 - 1973년 63세 발표
일개미로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에 흥미를 잃은 이쁜이는 어느 날 작업도중 도망을 하게 되면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도망자가 되어 겪는 외로움과 두려운 여러자기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집단생활의 장단점과 집단과 집단의 전쟁. 스스로 존재하기 위한 집단과의 다툼, 자라면서 자신의 본질과 이상을 향한 끝없는 노력, 성장을 위한 사랑, 결혼, 기다림, 믿음, 용기 따위의 감정을 배우며 어엿한 여왕개미로 성장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 이뿐이가 원하던 자신만의 세계관은 작가 이원수가 이상 하는 세계가 아닌가 한다. 노동의 신성한 의미를 잃고 권력에 굴하여 사는 집단의 오류를 벗어나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만의 행복을 갈구하는 삶의 자유함. 이뿐이는 비록 배가 고프고 외로움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렇게 얻어 낸 자유라는 삶은 자신만의 신념과 꿈을 이루는 바탕이 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 글의 주인공을 어린 일개미라는 것이다. 어린이에게도 자유의지를 제공해야 하며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길을 터득하려는 도전의식 그리고 모험을 통한 성장만이 참다운 성인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작가의 어린이에 대한 생각이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이란 결국 끝까지 믿어주는 것 그리고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어른인 작가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아주 가까운 친구였던 똘똘이가 나중에 이뿐이의 배필이 되어 결혼하는 스토리는 재미있게도 작가 이원수와 부인 최순애와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전쟁이후 이러한 장편을 썼다. 아마도 전쟁에서 잃은 자녀들에 대한 아픔과 또 부모를 잃어 어려운 현실에 방치된 듯한 아이들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미안함이 이 두 작품에 녹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순수함을 지녔지만 현실 속에 수많은 어려운 문제들로 인해 병들어 가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희망을 노래하도록 하고 싶었나 보다.
특히 민들레의 노래는 전쟁이나 이념분쟁의 아픔을 함께 겪어야 하는 아이들의 또 다른 갈등, 아픔, 화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잘 표현한 비극적인 현대사의 축소판이다.
이원수 단편 ‘꼬마옥이’에 드러난 작가 정신 -1976년 작(66세)
죽음에 관계된 소재와 주제를 다룸. 죽음이란 것이 조금은 두렵거나 꺼림칙한 것으로 그리지 않고 읽는 이들에게 깊은 생각을 주고 혹은 위대한 행위로 그려냄. 오히려 슬프고도 아름다운 것으로 해석. 작가는 6.25를 겪으면서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을 단편집으로 풀어냄 특히, 꼬마 옥이는 전쟁 속에 잃은 자녀에 대한 작가의 슬프고도 애절한 마음이 녹아있다.
나의 그림책
여섯 그림에 대한 여섯 이야기
토담벼락의 산길 - 산으로 나무하러 간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남매의 그리움 표현
이불깃의 초록 언덕 - 열병에 걸린 8살 아이의 환상(아픈 아이의 마음)
싸리꽃 아기 - 전쟁으로 아기를 잃은 아버지의 마음. 자연도 인간도 같은 존재
외로운 섬 - 사람들과 부댓기며 살아야 하는 인간의 삶에 대하여
밤에 우는 소쩍새 - 소쩍새 우는 소리에 전쟁에서 잃은 어린 딸을 생각함
높은 굴뚝 위의 노란 달 - 피폐해져 가는 도시의 모습
루루의 봄
아이의 맘속에 지워진 사람다운 마음을 되찾아 주려는 엄마의 노력과 상처 받은 아이의 깊은 고통을 이야기 함
미동이의 모험
분수 모르고 으스대던 개미의 어리석음과 땅으로 떨어지는 개미를 불쌍히 여기는 미륵
회수와 라일락
사랑하던 개의 죽음을 통하여 사랑하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작가의 마음
작가는 이런 아이들을 희망이라 부른다.
겨울. 갈가마귀
목숨을 함부로 여기는 어른들과 죽어가는 목숨도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의 마음
작가는 이런 아이들을 희망이라고 부른다.
불새의 춤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를 동화화 한 이야기
전체를 위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참다운 용기에 대하여 씀
은이와 도깨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까닭없는 공포심 조장하는 어리석음을 비판
꼬마 옥이
처음이야기 : 전쟁으로 딸을 잃고서 상실의 상처 나눌 수 없는 부정을 죽은 아이의 혼과 이야기 하듯 써내려 감
그림자이야기 : 삶의 허상을 비판함. 자신의 보여지는 모습과 감추어진 모습 속에 존재하는 이분법적 삶을 부끄러워 함
옥이와 자장가 - 마치 죽은 영혼을 불러내어서 위로하고 싶은 아버지의 심정
전쟁에 대하여 무고한 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
옥이의 천국 - 아무런 죄없이 죽은 옥이는 죽음조차 천국에 이르지만 딸을 잃어버린 엄마는 사나 죽으나 지옥인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
별나라 구경 - 밤하늘의 별들은 죽은 사람들의 혼 그들을 그리워하는 이가 없으면 빛을 잃는다. 사랑하는 이의 그리움은 영원한 사랑이다.
삼월의 무도회 - 꽃들과 춤을 추던 옥이에게 들려주는 3.1운동이야기. 역사의 항쟁속에 쓰러진 죽음에 대하여.
복사꽃 피는 저녁 - 꼬마옥이의 소원으로 아가씨가 된 옥이는 거리로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가슴 찢어지게 그리워하는 나는 울면서 땅으로 사라지고 그런 나를 바라보며 작별인사를 하는 나의 존재. 곧 슬픔은 가슴 속에 묻고 다시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야겠다는 작가의 선언
(독서지도사과정 작가연구 조별발표문중에서)
작 가 약 력 - 이 원 수 (필명:동원)
1911 음력 11월 17일 경남 양산읍 북정리에서 태어남
1912 태어난 후 10개월이 되던 9월 10일 경남 창원읍 중동리 100번지로 이사
1916 경남 창원읍 소답리 서당에서 공부
1922 마산시 오동동으로 이사
1923 마산 공립 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
1926 ‘고향의 봄’이 <어린이> 4월 호에 발표
일본인을 비방하는 학급신문을 등사함
1931 마산 상업학교 졸업 함안 금융조합 취직
1935 2월 반일 문학 그룹 ‘독서회’ 사건으로 잡혀 징역 10월. 집행유예 5년 언도
마산과 부산에서 감옥 생활 함
1936 1월 30일 출감
6월에 최순애와 결혼
1942 ‘지원병을 보내며’ 등 친일 작품 발표
1945 해방전까지 ‘보오야 넨네요’ ‘종달새’ 등 동시 발표
10월 경기 공업학교 교사로 취직
1945 동화 ‘숲 속 나라’, 소년소설 ‘오월의 노래’ 발표
1951 1.4후퇴때 두 아이를 잃어버림
영국군 부대에 노무자로 뽑혀 천막 생활
1952 대구로 피난 <소년 세계> 창간
1953 필명으로 ‘이동원’을 사용 동화 ‘꼬마 옥이’ 발표
1954 한국 아동 문학회 창립 부회장 역임
1965 경희대 여자 초급대학에서 아동문학 강의
평론‘아동문학 프롬나이드’ ‘아동문학입문’ 발표
1968 ‘고향의 봄’ 노래비를 마산 산호 공원에 세움
양산 춘추 공원에 동요비가 세워짐
1971 2월 한국 아동 문학가 협회 창립 초대회장 역임
동화 ‘잔디 숲 속의 이쁜이’ 발표
1973 대한민국 아동 예술상 수상
1974 대한민국 아동 예술상 수상
1981 1월 24일 구강암으로 세상을 떠남
1982 금관 문화 훈장이 추서됨
-이원수 문학관에서
경남 창원시 서산동(산)60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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